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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성경은 이해하기 어려울까?

by showmemoneyy 2025. 7. 9.

성경은 왜 이해하기 어려울까

성경은 수천 년에 걸쳐 다양한 문화와 언어, 문학 양식 속에서 기록된 책으로, 오늘날 독자에게 직관적으로 다가오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다. 이 글에서는 성경이 난해하게 느껴지는 주된 이유들을 네 가지 관점에서 살펴본다. 기록 시기의 역사적 거리, 언어와 문화의 차이, 상징과 비유의 표현, 그리고 독자 자신의 선입견과 기대가 성경을 해석하는 데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성경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 복합적인 요인들을 조명한다.
 

1. 시간과 문화의 거리에서 오는 낯섦

성경은 고대 근동, 헬라 세계, 로마 제국 시대 등 현대와는 전혀 다른 시공간에서 기록되었다. 구약 성경은 약 3,000년 전 고대 이스라엘 사회의 역사와 종교를 배경으로 하며, 신약 성경은 1세기 팔레스타인과 지중해 세계의 상황을 반영한다. 이처럼 현대인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문화적, 정치적, 종교적 배경 속에서 쓰인 기록을 이해하려면 당시의 풍속과 제도, 종교 관습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장자의 권리’나 ‘속죄 제사’ 같은 개념은 현대 사회에서는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간극은 단지 시간이 흐른 결과만이 아니라, 사고방식과 가치관의 근본적인 차이를 반영한다. 성경은 특정 시대와 공동체를 위한 하나님의 말씀이면서 동시에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 두 축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 있는 독해가 필요하다. 그러나 독자들은 종종 자신이 속한 시대의 관점으로 성경을 해석하려 하고, 이것이 본문을 왜곡하거나 이해를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 되곤 한다.

 

2. 고대 언어와 상징적 표현의 장벽

성경은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로 기록되었으며, 이 언어들은 오늘날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고대어이다. 번역 과정을 거쳐 다양한 언어로 전해지고 있지만, 단어의 의미나 문법적 구조, 문맥상의 뉘앙스가 번역에서 완전히 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사랑’을 의미하는 헬라어에는 아가페, 필레오, 에로스처럼 다양한 단어가 있지만, 한국어나 영어에서는 이를 단순히 ‘사랑’으로 번역하는 데 그친다. 이로 인해 원래의 의도나 정서가 누락되기도 한다. 또한 성경에는 수많은 상징, 은유, 과장법이 사용된다. 예언서나 시편, 요한계시록처럼 상징적 언어가 두드러지는 본문은 더욱 해석이 어렵다. 이를 문자적으로만 읽으면 오해의 소지가 생기고, 반대로 상징성을 과도하게 해석하면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게 된다. 따라서 성경을 이해하려면 단순한 독서 이상의 훈련과 배경지식이 필요하며, 언어와 표현의 본질을 간파하려는 노력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3. 성경의 다양한 장르와 문학적 구조

성경은 단일한 형식의 책이 아니다. 역사서, 율법서, 시가서, 예언서, 복음서, 서신서, 묵시문학 등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며, 각기 다른 문학적 특성을 지닌다. 이를 무시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성경 전체를 해석하려 하면 오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시편의 시구는 감정을 표현하는 시적 언어로 가득하며, 요한계시록은 상징과 숫자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묵시적 구조를 따른다. 반면 누가복음이나 사도행전은 상대적으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서사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면 시편의 과격한 표현을 문자적으로 이해하거나, 요한계시록의 상징을 실제 사건으로 오해하는 일이 발생한다. 성경의 장르와 문체를 이해하는 것은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각 책이 갖는 문학적 성격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해석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어야만 성경의 풍부한 메시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

 

4. 독자의 선입견과 기대가 만든 해석의 한계

성경을 대하는 독자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 문화, 신학적 배경에 따라 본문을 읽고 해석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때로는 이러한 배경이 본문에 대한 오해를 강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교단의 교리를 배운 독자는 해당 교리에 맞춰 성경을 읽으며, 본문이 전하고자 하는 원래 의미보다는 자신의 기대에 부합하는 해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성경을 과도하게 과학적, 윤리적 기준으로 재단하려는 시도는 본문을 본래의 신앙적 맥락에서 분리시킨다. 성경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계시이며, 독자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능동적인 말씀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독자의 선입견은 종종 본문을 객관적으로 읽는 데 방해가 된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할 때는 스스로의 기대와 편견을 자각하고, 가능한 한 열린 마음으로 본문을 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석은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경청이며, 그 경청은 겸손한 자세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