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벨론 포로 이후의 귀환과 새로운 시작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한 이후, 유다 백성은 70년 가까운 포로 생활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바사 왕 고레스의 칙령에 따라 귀환의 길이 열렸고, 많은 이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이 귀환은 단순히 고향으로의 복귀가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 귀환 운동은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그 중심에 에스라와 느헤미야가 각각 다른 시기에 등장하였다. 에스라는 제사장으로서 율법 교육과 영적 부흥을 이끌었고, 느헤미야는 정치적 지도자로서 성벽 재건을 주도하며 공동체의 안전과 자율성을 확립했다. 이들의 사역은 단순한 재건 활동을 넘어서, 무너진 신앙과 사회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2. 에스라의 사역: 율법을 통한 정체성의 재확립
에스라는 제사장이자 학자로서, 바벨론 포로기 이후 혼란스러운 유대 공동체에 하나님의 율법을 다시 세우는 일에 집중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후, 백성들에게 율법을 낭독하고 가르치는 일을 반복하였다. 특히 에스라 7장에서는 그가 “여호와의 율법을 연구하며 준행하며, 규례와 윤례를 이스라엘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의 사역은 단순한 종교 교육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일이었다. 백성들은 율법의 말씀을 듣고 울며 회개했고, 이 회개는 공동체적 개혁으로 이어졌다. 에스라는 또한 이방 결혼 문제를 다루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구별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기준을 재확인시켰다. 그의 사역은 무너진 신앙의 토대를 다시 세우는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이었다.
3. 느헤미야의 리더십: 성벽 재건과 공동체 조직의 확립
느헤미야는 페르시아 왕의 술 맡은 관원으로 높은 관직에 있었으나, 예루살렘의 황폐함을 듣고 깊이 탄식하며 하나님께 기도한 뒤 예루살렘으로 파견되었다. 그는 강력한 지도력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52일 만에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성벽은 단지 물리적 방어벽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체성과 안전, 자율성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느헤미야는 성벽 재건 이후에도 백성의 삶의 질서를 바로잡고, 경제적 불평등과 종교적 타락을 바로잡는 일에 헌신했다. 그는 안식일 규정을 회복하고, 이방인과의 관계를 정비하며, 제사장과 레위인의 역할을 회복시키는 등 신정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되찾는 데 집중하였다. 그의 리더십은 단호하고도 신앙에 뿌리내린 것이었으며, 에스라와 함께한 종교개혁은 공동체의 내면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4. 신앙 공동체 회복의 의미와 현대적 적용
에스라와 느헤미야의 이야기는 단순히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적 회복을 넘어, 오늘날에도 신앙 공동체의 본질과 회복의 길을 보여주는 본보기로 작용한다. 그들은 외적인 환경 정비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앙의 본질인 하나님의 말씀과 언약에 근거한 삶의 회복을 추구하였다. 이는 오늘날 교회나 신앙 공동체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모델이다. 무너진 말씀 중심의 삶을 회복하고, 공동체적 책임과 구별된 거룩함을 다시 세우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필요한 영적 과제이다. 또한, 에스라와 느헤미야처럼 하나님 앞에서 눈물로 기도하고 말씀으로 개혁하는 리더십은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이들의 사역은 단지 과거의 역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살아 있는 교훈으로 남아 있다.